자작글

인보 2006. 12. 11. 07:13


    

호 당 2006.12.11 건축현장의 잡부인 나 허드렛일 하는 고달픈 생에 신물이 났다. 밤이면 풍선처럼 공중을 떠돌고 다녔다. 오늘은 왕자가 되었다 백마 타고 뭇사람의 시선을 받고 한껏 위세를 부렸다. 호젓한 강가를 거닐 때 선녀가 내려왔는지 눈을 의심했다 전라(全裸)의 여체는 몸매를 뽐내려는 듯 바위 위에 서 있었다. 나를 보고 황겁히 강으로 뛰어들었다. 어여쁜 그녀를 내 아내로 맞아 백마 타고 같이 간다면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할걸! 뾰족한 바늘에 찔린 풍선은 폭삭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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