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호 당 2006.12.11
건축현장의 잡부인 나
허드렛일 하는
고달픈 생에 신물이 났다.
밤이면 풍선처럼
공중을 떠돌고 다녔다.
오늘은 왕자가 되었다
백마 타고
뭇사람의 시선을 받고
한껏 위세를 부렸다.
호젓한 강가를 거닐 때
선녀가 내려왔는지
눈을 의심했다
전라(全裸)의 여체는
몸매를 뽐내려는 듯
바위 위에 서 있었다.
나를 보고
황겁히 강으로 뛰어들었다.
어여쁜 그녀를
내 아내로 맞아
백마 타고 같이 간다면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할걸!
뾰족한 바늘에 찔린 풍선은
폭삭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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