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에서
호 당 2007.1.14
우체국에는
밝은 얼굴이 훨씬 많다.
앞가슴에
꽃 한 송이 달고 오는 이가
더 많다.
진열대에 활짝 피운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연을 담아은
마음 한 다발 내려놓고
돌아가는 이가 더 많다.
이들 등 뒤에 꽃향기
뿌려 주고 싶다.
우체국에 오는 사람을
바라보는 동안
나도 모르게
연분홍 추억을 캐고
세월을 캐고 있었다.
창밖에 굵은 빗줄기가
창문을 두드린다.
문득 옛 애인이
노크하는 듯하여
현관을 나섰더니
굵은 소낙비가
추억을 지우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