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9
♣가뭄 ♣ 호 당 2009.2.2 대지의 젖줄이 메말라간다 내가 사는 아파트 화단에 영산홍 무리는 물 한 모금 못 마신지도 오래다 갈증에 시달리고 칼바람까지 맞고 모진 시련을 겪는 중 뒤틀리다 못해 밑에서부터 제 몸 한 부분씩 떨어뜨려 낸다 살아남으려 제 몸 깎아낸다 미국을 시작한 가뭄이 온 세계로 번져 움츠리는 판에 내 몸 떨 것 불릴 것 샅샅이 찾아 헤매며 나도 움츠린다 눈이라도 펑펑 내려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