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의 추억
호 당 2009.2.19
밀가루를 반죽하고
홍두깨로 미는
노파 옆에서 지켜보았더니
어릴 적 추억이
더듬더듬 펼쳐 나왔다
언제나 가뭄을
면치 못하던 그 시절
모처럼
비구름 한 뭉치로
여덟 골짜기 논바닥을
빗방울로 적시려 했다
어머니는 홍두깨로
더 넓게 더 얇게 펼친 다음
켜켜이
조각난 비구름으로 피어냈다
마지막
비구름 한 점 받아
은은한 잿불로 데우면
사랑으로 뻥 부풀어
어머님의 소리를
이빨로
아삭아삭 씹어 듣던 그 시절
어머님이 얼른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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