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9

칼국수의 추억

인보 2009. 2. 20. 08:29

      칼국수의 추억 호 당 2009.2.19 밀가루를 반죽하고 홍두깨로 미는 노파 옆에서 지켜보았더니 어릴 적 추억이 더듬더듬 펼쳐 나왔다 언제나 가뭄을 면치 못하던 그 시절 모처럼 비구름 한 뭉치로 여덟 골짜기 논바닥을 빗방울로 적시려 했다 어머니는 홍두깨로 더 넓게 더 얇게 펼친 다음 켜켜이 조각난 비구름으로 피어냈다 마지막 비구름 한 점 받아 은은한 잿불로 데우면 사랑으로 뻥 부풀어 어머님의 소리를 이빨로 아삭아삭 씹어 듣던 그 시절 어머님이 얼른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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