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無聊)한 시간
호 당 2009.10.22
만나자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일방적인 내뱉은 한 마디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는지
연막으로 대신했다
그녀의 얼굴을
한 잎의 이파리에 올려놓고
흔들어 본다
아직
새파란 이파리는
줄기를 휘어잡고 웃으며
매달려 있다
그것도
단물이 괴인 호박에
수액을 취하고 있는데
그럴 수밖에
다들 저들끼리 팔랑거리는데
단풍잎 짙은 이파리 하나가
말을 잇지 못하여
에 ....에....
눈만 껌벅거려
듣기에 민망하고 지루하다
채우지 못한 시간 속에
파란 이파리와 시든 이파리 사이로
강물과 세월을 흘리고
연막은 더 짙게 깔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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