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
호 당 2010.1.26
탯줄 움켜잡고
떨어지지 않으려는
흡혈 입 같은 것이
앙증맞은 고사리 손
떼 묻지 않은 계곡물 같은 손
치마폭을 붙잡던 귀여운 손
붙잡아야 안심하던 손이
비 맞은 보리같이
탐스럽게 자라는 손
푸라다니스잎같이 푸른 손이
손가락 사이로 꽃물 흘리고
꽃향기 움켜잡으려 꽁무니 쫓던 손
앞만 보고 닥치는 대로 끌어모아
움켜잡던 손이
까치집 보금자리에서
캄캄한 밤의 사랑을 더듬던 손
힘줄 퍼런 손이 된 지금
캄캄한 바람 한 움큼 거머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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