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왕 후박나무는 창창하다

인보 2010. 4. 11. 07:01

       
      
        왕 후박나무는 창창하다

        호 당 2010.4.9

        어디 막히는 데 있나 넓은 가슴으로 남해의 바람 확 뒤집어쓰고 비릿한 향이 내 혈관을 파고 돌아야 생기를 피울 수 있는 나다

        500여 년을 넘게 이 자리를 지켜도 언제나 청춘 내 몸엔 기름기 좔좔 흐른다 눈망울이 샛별보다 더 반짝인다

        내가 이만큼 버틴 것은 마음을 비운 탓도 있다 온갖 세파 풍파 음파를 다 받아 새기고 하다못해 날은 것들이 똥을 갈겨도 개의치 않았어

        근자에 나를 천연기념물이라고 칭송하고 반겨주니 이때까지 살아온 바람일까
        남해를 지키고 울울창창한 기상을 널리 펼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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