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후박나무는 창창하다
호 당 2010.4.9
어디 막히는 데 있나
넓은 가슴으로
남해의 바람 확 뒤집어쓰고
비릿한 향이
내 혈관을 파고 돌아야
생기를 피울 수 있는 나다
500여 년을 넘게
이 자리를 지켜도
언제나 청춘
내 몸엔 기름기 좔좔 흐른다
눈망울이
샛별보다 더 반짝인다
내가 이만큼 버틴 것은
마음을 비운 탓도 있다
온갖 세파 풍파 음파를
다 받아 새기고 하다못해
날은 것들이 똥을 갈겨도
개의치 않았어
근자에 나를 천연기념물이라고
칭송하고 반겨주니 이때까지
살아온 바람일까
남해를 지키고
울울창창한 기상을
널리 펼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