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잎
호 당 2010.5.6
길게 흘린 시간에 찌든 이
시든 이파리처럼 되었지
때로는 황사에 젖고
눈보라 폭풍우에 시달렸었지
모진 세월 엮으면서
골판지처럼 됐지
오늘
효자 孝字의 명패名牌를 달고부터
시린 시간 훌쩍 떨쳐버린다
근심 걱정일랑 돌로 눌러놓고
연푸른 햇잎이 된다
밑바닥 기운을
수액으로 밀어 올려
햇잎을 팔랑거린다
하늘을 향해
팔을 흔들어 웃음 날린다
대지를 향해
몸을 추슬러 팔딱팔딱 뛴다
효의 명패를 단 시든 이파리는
햇잎이 되어
10년을 되돌려받은
맑은 하루가 되었다
시든 밑뿌리에
자양분을 불어넣어
효 명패를 달아준 이에
고개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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