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녹슨 호미 호 당 2010.5.21 호미도 세월에 늙으면 어쩔 수 없이 밀려난다 기름진 밭이던 거친 밭이든 흙을 파헤쳐 삶을 북돋우고 가꾸었다 없어서는 안 될 호미 내 몸을 불꽃 튀기며 몸을 불 살렸다 굽고 닳고 이빨 빠지고 낡아 쓸모에 밀려 뒷전에 물러앉았다 경전으로 닦거나 풀무에 담금질로 녹슬음만은 막아야지 세월의 뒷골목에서 선善의 부채(扇)를 들고 꽃밭이라도 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