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문어

인보 2010. 7. 10. 06:18


      
      문어 
      호 당 2010.7.9
      문어 꽁무니 잡으려
      동해안을 달린다
      그 남자는 무골호인이다
      누가 아무리 탓하거나
      약을 올려도 가시 돋친 말 
      할 줄 모른다
      청어나 갈치는 잔가시투성이
      얕은맛으로 꾀이지만 
      가시 돋친 일침에 늘 
      조심해야 하지요 
      문어 같은 그 남자를 믿어요 
      의심이란 없지요
      씹을수록 쫄깃하고 
      야들야들하고
      맛깔스럽고요 
      문어 살코기처럼 
      부드러워요 
      거짓 없지요 
      그는 사람 끄는 힘이 
      문어 같은 빨판을 
      가진 것 같아요
      여덟 골 여덟 등 여덟 냇물을 
      뒤져봐도 무골호인 
      그 사람인 뿐인걸요
      그 남자에 빨려들어요
      시뻘건 초장에 바닷바람과 함께 
      문어 살코기 한 점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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