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고장난 벽시계

인보 2010. 7. 15. 09:06

      고장 난 벽시계 호 당 20110.7.15 세월은 시간 따라 흘러간다. 어느덧 늙은 시간만 수두룩 쌓이다 보니 모든 기능이 시원치 않다 뼈마디마다 바람이 스며들어 시큼시큼 삐걱거린다 벽에 기대어 오래 있으면 힘이 새나간다 잘도 흔들어대던 그놈의 아랫도리는 주기를 잘 지키더니 이제는 오락가락 이다 강제로 흔들어대면 빳빳하게 세워 흔들다가 시들해진다. 고장 난 벽시계처럼 자가 처방으로 명당자리 산천 명승지 다 돌아 앉혀 봐도 별수 없어 최신보약 로켓 표로 사들여 먹여 봐도 효험 없어 병원 찾았다 정형외과 의사는 요사이 이런 유가 많아요 현대 의술이 발달하여 염려 말아요 수술대에서 장기를 몽땅 갈아치웠다. 거뜬히 퇴원하니 아랫도리가 빳빳하여 흔들어댔다 하기야 사람 장기 교체하는 세상인데 하물며 고장 난 벽시계쯤이야 다시 젊음을 찾아 짹깍짹깍 그러나 나는 수술대에 오르지도 못하고 고장 난 벽시계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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