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0

같은 문으로 드나드는 바람 쐬다

인보 2010. 11. 17. 06:29


      같은 문으로 드나드는 바람 쐬다 호 당 2010.11.16 같은 문으로 바람맞고 커온 이의 마음 한구석을 같은 물길로 흘린 것인가 묵직한 몸짓으로 양쪽을 버틴 문주門柱 우람찬 명패를 단 문주 그 문을 스치는 바람맞은 이가 고희의 서릿발을 안고서 마음 한 곳을 같이 모았다 붕붕 바퀴는 얌전하다가도 덜컹거린다 그 리듬에 맞춰 마음이 새의 깃털에 얹혀 훨훨 난다 물 들린 나뭇잎 마지막까지 버틴다 마지막 잎새 새의 깃털이 어느 기항지에 닿을지 몰라도 지난해의 기백은 살아 기를 토했지만 끝 맥이 흐리다 서릿발이 더 내리기 전에 마음의 물길 넓게 트자 동문을 쏘인 바람맞은 이의 가슴으로 보이지 않은 물결이 스민다 더 깊게 더 강렬하게 지난해의 파동이 춤춘다 마지막 기항지는 몰라 지금 같은 바람 쐬고 같은 마음의 물길을 넓히고 같이 웃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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