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그늘
호 당 2011.3.7
느티나무 숲 아랜
산뜻한 여자의 살결 같은
그늘이 눕는다
그 옆에
돼지감자보다 더
우락부락한 팔다리를
아무렇게나 내보이며
벌렁 눕는 사내들
그들은 전용물처럼
함부로 어루만지고 더듬어도
거부의 몸짓은 하지 않았다
한낮의 낮 놀이를
깊숙이 취하고
뒤돌아보지 않고
논밭으로 달렸다
다음 시간을 차지한
조무래기는
소꿉장난치거나
느티나무
사타구니를 타고 놀았다
느티나무는 매일 능욕당해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
성큼성큼 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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