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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강 앞 바다
호 당 2011.5.8
채석강 앞을 펼친
먹물 먹은 바위들이
단단하게 굳어
내 삶의 앞길 같다
삶을 꾸리 나가는데
구멍 뚫어 헤쳐나가기 어려워
막막함이 가슴을 친다
거기에 더하여
밀물이 파도를 타고 와서
앞가슴을 때린다
올망졸망한 다랑이에
횟감을 담아와서
펼친 아낙네 무리
그 영역을 꽉 붙잡아
파고들기가 난감하구나
그곳을
쫓겨 나온 이 가슴이
채석강 앞 바위보다
더 먹먹하구나
산다는 것은 단단한 것에
구멍을 뚫어
숨 쉬게 하는 것인데
다들 끼리끼리 단단하게
굳혀 놓아 나에겐 뚫을
틈을 내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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