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오래 묵은 숲 호 당 2011.5.3 그 숲은 변함없었다 낯익은 이파리는 한들거리고 진한 묵향을 뿜고 있었다 모처럼 성큼 다가갔지만 겉으로 풍기는 입김은 미지근했다 10여 년간 이 숲을 찾았지만 숲이 뿜어낸 묵향 외엔 허연 연기 같은 것이 무기력하게 퍼지다가 스르르 사라진다 헛김이 새는 걸까 여정이 불확실한 미래가 가까이 있음을 느끼지 못한다 그것이 보약이지 나도 묵향 한 줌 보탰지만 영 신통치 않다 숲 그늘은 자꾸 엷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