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얼굴

인보 2011. 5. 3. 05:32



얼굴

호 당 2011.5.2 그 방안은 하얀 서릿발로 가득하다 구겨진 백지장 같은 얼굴에 놓인 다 닳아가는 촛불이 가물거리고 있어 그저 지나쳐 버리고 싶지 않은 얼굴이다 낮 다음에 밤이 오고 더위가 지나면 추위가 닥친다 좋다가 싫다가 아니라 거역할 수 없는 진리의 그늘 잊어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모르고 살아갈 수 없는 얼굴인 걸 험한 산길에서 도깨비 방망이 휘두르는 일도 아닌 바에야 반드시 찾아뵈어야 할 얼굴 고개 돌려 먼 산 바라본들 내 앞에 예쁜 얼굴 그렸다 지워 본들 남이 아닌 다음에야 쉽게 지울 수 없는 얼굴 그 실핏줄에 같은 알갱이가 흐르고 있는데 강력한 자력이 뇌리에 박혀 굳게 손잡고 짚어봐야 할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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