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호 당 2011.5.14
입으로 피우는 꽃은
피기 위해서인가
보고 듣고 맛보기 위해서인가
음향이 진한 꽃을 피우라 한다
그럴 때면
내 안에 생기가 살아나
금방 활짝 피웠다
오늘은
그렇게 고분고분하기 싫다
아니 피우지 않으려 해
꽃 피울 나무들이
줄줄이 서 있다
꽃 피우라고 채근한다
소리막대를 들어대고
위협하는 것 같다
마지못해
찌그러진 꽃 피우기도 하지만
무척 자존심이 우그러졌을 거다
나의 꽃나무는 꽃봉오리조차
맺히지 않는다
마음에 독침이 꽂히는 것 같고
무척 작아지는 것 같다
그래 이 상황을 피하려
낱말이 연달아 잇는
시향 詩香 짙은 가지각색의
꽃으로 피워 냈더니
희한稀罕한 꽃을 보았다고 하네
나만 피울 수 있는 꽃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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