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주년 동기회 서울지회
호 당 2011.5.12
우리는
하나밖에 없는 동산에서
교육학을 배웠던 새였다
손들어 저요, 저요
외치던 어린 새를
뒤로 한지 10여 년,
동산을 떠난 지 50여 년
정에 젖은 늙은 새들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나를 길렀던 동산의 혼
그 사랑에 베인 늙은 새들은
잘 차려 놓은
구름다리로 날아들었다
날개에 묻은 동산의 추억과
눈망울에 새긴 정분을
날갯죽지 비벼대며
서로 털어주었다
새떼들은
구름다리 아래서
소용돌이쳐서 정과
동산의 혼을 뒤섞어
멱 감는 짧은 해후를 했다
구름다리서 새들은 나래에
동산을 사랑하는 마음과
서로의 정분을 더 짙게 묻혀서
썰물처럼 빠져나왔다
아쉬운 만남
견우와 직녀의 만남이 이럴까
늙은 새야
날갯죽지 고이 간직하고
동산의 정 가득 실어
내년
새 구름다리로 날아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