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시원한 바람

인보 2011. 5. 19. 18:31


시원한 바람
호 당   2011.5.20
산그늘이 
내게로 덮을까 봐
마음 졸이던 한때
그때까지는 
시원한 바람에 즐거웠다
서로 건너지 못하는 
강을 두고 있으면서도
피안에서 손짓하고
눈짓하고 마음 서로
바꾸고 했다
어느 해
큰물이 흘러 
피안의 언덕까지
휩쓸어 가버렸다
마주 설 곳 잃어버리고
더구나
산그늘마저 두껍게 덮었다
섭리로 받아들여
강기슭의 조약돌에 
추억을 묻어놓고 
비켜가는 인연으로 했다
곧 사라질 
희미한 낮달처럼
서 있어도 
속 시원한 바람만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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