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라면을 끓이며

인보 2011. 6. 10. 16:46


    
    
    
    
    

     

    라면을 끓이며 호 당 2011.6.10 나는 라면을 즐긴다 딱딱한 시간만 끌어안고 침묵만 지키던 녀석들이다 항상 대기하던 그 녀석들이 꽤 날카로운 성정으로 절대 타협하지 않는 성깔이 배배꼬여 있는 듯한데도 펄펄 끓는 물로 타협하면 눈 녹듯 녹아 부들부들 유순해진다 그리고는 맛깔스러운 표정을 지어 나를 끌어들인다 어쩌면 굳이 초면에 대하는 인간이 아니더라도 각기 녹일 수 없는 각을 하나쯤 갖고 있지만 서로 끓는 물 같은 한통속에 들면 흐물흐물 녹는 것이다 그 물의 성깔에 따라 다를 것이겠지 단물에 녹아 나를 즐겁게 할 라면 한 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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