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1

내 시집을 읽다가

인보 2011. 10. 4. 18:30


내 시집을 읽다가  
호 당 2011.10.4
검은 장막을 두르고
고요한 맥박에 
침묵의 가장자리에 있을 때
불을 켜고 
내 시집을 뒤적거렸다
여물지 않은 시어가
툭툭 튀어나와
뒤통수를 치는 것 같다
한밤의 모퉁이에서
봄 여름내 키운 앵무새가
나를 깨운다
그간 
시어에 색칠해주고
결실을 도와준 
앵무새 한 마리가
시집을 덮어버리자
훌쩍 날아 가버렸다
깊은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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