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호 당 2011.11.20
내 삶의 터전을 미개척지인
도심까지 넓혀야 한다
어디든지 위험은 있지만
도심은 모험일 수밖에 없다
녹음이 짙고 들판에 곡식 있고
산열매가 있을 때는 태평 성가를
부를 만도 했었지만
늘어만 나는 나의 족속들 때문에
인간들도 골치를 앓는 것 같다
인간들이 도토리 머루 산열매 까지
거두고 들은 허허벌판
뒤져봐야
개미 새끼 한 마리 못 찾겠네
춥고 배고프면
담장 넘지 않을 수 없다는데
찬란한 불빛 거기
버리는 음식물도 많아
가까이 가자
밥 냄새가 내 창자를 울게 한다
배고픈 서러움 누가 알랴
이대로 굶을 수 없지
도심의 거리로
음식물쓰레기통을 엎지른다
인기척이 난다
숨자 도망가자
그래도 안되면 돌격하여
정면 승부를 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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