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노숙하는 사람

인보 2012. 2. 15. 08:25

 
노숙하는 사람 
호 당 2012.2.14
드러난 공간은 무수히 많다
반반한 곳은 모두 임자가 있어 
마음 놓고 차지할 공간은 
나에겐 허락되지 않는다
야생화랑 잡초랑 수목들은 
허락되는 곳만 차지한다
부당한 공간임을 알면서 
향기 뽑는 꽃이 아닌 다음에야
검은 시간의 언저리를 훔쳐 들면 
느닷없이 추방당한다
아무리 많은 공간이 있어도
검은 시간 동안만이라도 
허락 또는 묵인되는 것이 바람이다
시린 시간만 아니면 이슬 피할 
다리 밑은 어떤가 
어디 간들 마음 놓고 차지할 
공간 하나 없는 노숙자의 비애다.
공간 하나 없는 노숙자의 비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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