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초원은 시들고 호 당 2012.6.17 번쩍이는 모표를 단 모자 비스듬히 눌러쓰고 초원을 희망차게 뒹굴었지 그 초원에는 어린 풀에 눈뜨게 하고 물주고 쓰다듬고 같이 놀았지 세월은 그대로 두질 않아 넓은 초원은 무성하지만 내가 노니는 초원 한 귀퉁이는 무서리 내려 폭삭 시들고 나도 시들고 나는 여기저기 생긴 틈 사이로 쓴 시럽알갱이로 막고 버틴다 함께 뛰놀던 친구들 하나 둘 유성처럼 떨어지고 나는 어눌한 말 한마디 잘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