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호
호 당 2012.7.7
그해 겨울
안동호를 찾았다
바람은 불어도 반갑지 않았다
호수 근처 음식점들
굳게 입 다물고
몇몇 젊은이들
목도리를 칭칭 동여매고
연인을 휘감고 걷는다
몇 척의 보트는
굳게 묶여 저당 잡힌 듯하다
깃발은 펄럭이지만
아무도 봐주는 이 없다
구겨진 지전 몇 닢 건네고 올랐다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보트에
미안한 생각 감추고
나는 하나도 신이 나지 않았다
동행하는 이 없어 외로운 넋은
넓은 호수를 휘 젖고 왔지만
풍파를 내지 않으려 애썼다
을씨년스럽게 눈발이 휘몰아 온다
긴 겨울 동안 동면에 들어갈 건가
외로움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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