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의 오후
호 당 2012.7.7
아무래도 육신이
축 늘어지는 여름철은
땀을 뻘뻘 흘리며
보양탕 보신탕이 제격이다
또래 모임에서
탕으로 배 불리고
여분의 생각이
코밑까지 치밀었다
한동안
뜨겁게 달구던 시간이
끝내 이어지지 못한 것을
벌써 지워버렸지만
미련만은 남아있다
파동의 공간은 변하지 않아
휩쓸린 것이
조금은 위안은 되었지만
누구에게 쫓기듯 귀가했다
긴 여름날의 황혼이
창문을 두드린다
거실에서
쭉 뻗고 가장 편안한 자세는
나의 하루를 황금색으로
덧칠이 될 것이다
축 처진 호박 덩굴이
지금쯤 빳빳할 텐데 아직도.
내가 바로 그 꼴이다
탕 기운도 맥 못 쓴 듯
관절만 쑤신다
이슬 맞으면 생기 찾을 것
아침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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