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
호 당 2012.8.8
칠곡 대로변에는
벌집 다닥다닥 붙은 것보다
더 조밀하게 늘어선 노점상인
온갖 잡화나 먹거리를 펼치고
맘 졸이고 하루를 마감하면
안도의 숨돌리지만
이런 된더위에도 하루를 익히고
돌아온다는 것이 행복이다
어느 날 갑자기
철거하라는 최고장은
좌판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내 젖줄을 끊는 것 같다
이 더운 날 어디로 가서
하루를 익힌단 말인가
번듯하게 가게 하나 열어
펼쳐보지 못하고
생의 젖줄을 도로변에
박은 것이 죄인 줄 알면서
일자리 얻지 못해
그렇게 하여서라도
가족의 밥그릇
설거지할 수 있었다
오늘은
검은 밤 도둑고양이 눈 밝히고
손바닥만 한 좌판에
내 삶을 담보로 하고
젖줄 짜보지만
두리번거리며 맘만 졸였다
맘 졸임은 이슥하도록 이어져도
가난은 지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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