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노점상

인보 2012. 8. 8. 18:39

 

      노점상 호 당 2012.8.8 칠곡 대로변에는 벌집 다닥다닥 붙은 것보다 더 조밀하게 늘어선 노점상인 온갖 잡화나 먹거리를 펼치고 맘 졸이고 하루를 마감하면 안도의 숨돌리지만 이런 된더위에도 하루를 익히고 돌아온다는 것이 행복이다 어느 날 갑자기 철거하라는 최고장은 좌판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내 젖줄을 끊는 것 같다 이 더운 날 어디로 가서 하루를 익힌단 말인가 번듯하게 가게 하나 열어 펼쳐보지 못하고 생의 젖줄을 도로변에 박은 것이 죄인 줄 알면서 일자리 얻지 못해 그렇게 하여서라도 가족의 밥그릇 설거지할 수 있었다 오늘은 검은 밤 도둑고양이 눈 밝히고 손바닥만 한 좌판에 내 삶을 담보로 하고 젖줄 짜보지만 두리번거리며 맘만 졸였다 맘 졸임은 이슥하도록 이어져도 가난은 지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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