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이 심기
호 당 2012.8.10
고통의 시간을 이기지 못해
그만 의자에 벌렁 누웠다
난폭하리만큼
무가내 無可奈인 나는
백기를 들었다
고분고분해야 했다
어떤 폭발이라도
미리 막으려는 듯
장막으로 얼굴을 덮고
그제야 안심인 듯
기계를 작동한다
포효하듯 딱 벌린 입에서
내 자존심이 슬슬 달아나고
딱딱한 시간에
검은 물방울이 고여
폐부를 위협한다
반죽임을 당하는 것 같다
말 한마디 뱉지 못하고
밖에서
꽃말을 쏟아 부어도
안에서 피지 못하고
고통의 연못에 떨어진다
오늘은 이만
의자를 똑바로 세워도
내 입안은 정돈을 찾으려는
자석의 나침처럼 바르르 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