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공동묘지를 지나다

인보 2012. 9. 2. 23:01

 

 

      공동묘지를 지나다 호 당 2012.9.2 겁 많은 8살 도깨비불 밝히고 문둥이 간 빼먹고 구미호가 나온다는 들은 이야기 어두운 줄 모르고 신 나게 놀았다 가까스로 마칠 때는 집에 갈 일이 걱정된다 산모퉁이에 공동묘지를 거쳐야 하니까 가슴이 콩닥콩닥 헛것이 띈 것이 아니다 절벽에서 흙을 퍼붓는다 외마디 고함지르고는 막 달린다 발걸음 소리가 뒤따라 등골을 친다 저기 파란불이 얼른거린다 예야 같이 가자 여자의 목소리다 엄마 엄마를 부르며 달린다 사시나무가 막 떤다 하얀 도깨비가 보인다 정신이 홀려버렸다 예야 나다 어머다 얼마나 다급했는지 그제야 알아차리고 와락 품에 안겨 오돌오돌 떨었다 밤에 공동묘지를 지나려면 담력을 키워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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