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風磬소리
호 당 2012.9.12
어린 시절 소를 몰고 풀 뜯어 먹이러 갔다
옆구리가 불룩하도록 먹여야 한다는 당부
앞산에 올라서부터 자유다
소 타래를 놓아주고 나도 너로부터 해방이다
소에게 자유를 주고 책임을 지우지 않았다
방종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생각지 않았다
나는 해방에서 긴장까지 놓았다
딸랑 소리 들으며 잘 익은 밤알을 딴다
돌멩이를 던지고 나무막대를 던져서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
딸랑 소리 들리지 않네
보이지 않는 소를 찾아 헤맨다
구획을 정해줄 걸
구름과 새파란 하늘은
알고 있으면서 나 몰라라 하고
풀도 나무도 입 다물고 한들거리고
뻐꾸기가 비웃듯 일갈 한다
골과 등을 넘나들다가 찾았다
너는 자유를 누렸다
콩밭을 두고 들어가지 않아
너는 자유에는 책임을 알아
방종하지도 않았다
옆구리가 불룩해서 반갑다
잠시나마 너와 나는 믿고
자유와 해방의 시간이었다
가자 집으로
딸랑딸랑 방울 소리가 더 요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