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망치로 돌을 깨다

인보 2012. 9. 11. 21:59


망치로 돌을 깨다 
호 당 2012.9.11
기찻길 침목 받침으로 쓰인다
여물지 않는 손에 
버거운 망치 들고
돌을 깨야만 했다
보릿고개를 넘을 
희망을 바라보며
내리치는 망치의 헛발질 
자가당착에 걸려 피를 본다
여물지 않은 손가락
피는 여물어 새빨갛다
희망에 피범벅의 뭉치를 
옷자락 한쪽 갈라 
희망을 봉합한다
내 운명을 치는 것이 아니다
희망을 치는 것이다
어깨가 뻐개져도 내리쳐라
돌가루 먼지가 얼굴 목구멍에
앉아도 별수 없지
여물지 못한 손
연신 내리쳐도 
한사코 반항하는 돌
달래면 안 돼요 
윽박질러도 얕보는 돌
하루가 저문다 
희망을 내리소서.

'자작글-01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걀 한 판  (0) 2012.09.13
소 풍경소리  (0) 2012.09.12
풀경소리  (0) 2012.09.11
함지산에 올라  (0) 2012.09.09
물을 끓이다  (0) 2012.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