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마지막 데이트
호 당 2012.11.29
내 예감은 항상 퍼석하였으나
오늘만은 단단한 돌무더기에
입김을 불어넣어도 곧
하얗게 서리 맺힐 듯한 징조였다
항상 갖고 온 MP3기는 이어폰을
공동으로 귀에 걸어도 명랑하고
신이 난 듯한 멜로디가 흘렀는데
오늘은 둔탁하고 자꾸 절단된
다리 같아 내 영혼이 건너지 못하고
소나무에 걸쳐 까마귀에 실어
까악 까악 소리만 들린다
나란히 걷는 발걸음이 항상 엇박자로
뒤뚱거리고
길가에 핀 꽃대가 어긋난 꽃이 피면
반대편은 시들거나 죽어있어
하나같이 어긋났다
기분을 전환 시키겠다고 노래방에 들렸다
그녀의 단골노래를 나는 알고 있었으나
한 곡도 부르지 않고 哀傷 곡 이별곡 ‘
‘날 버린 남자’ 같은 곡을 연달아 부르면서
마지막 인사야 이 한마디
짝사랑에 눈먼 장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