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나의 노쇠기

인보 2012. 12. 11. 13:35


 

 
 나의 노쇠기
호 당    2012.12.11
수레바퀴는 쉬지 않고 돌아가는데
항우장사도 멈출 수 없다
傘壽의 우산을 쓰고 알약 털어 넣고
버텨 겉으로는 반들반들한 돌 같지만 
속으로 바람 든 뼛속이 구멍 뚫려 
허벅허벅하다
무딘 낫자루 들고 휘둘러 거뜬히 
풀 한 짐 베어오고 
예쁜 것만 보면 왕성한 식욕에 군침을 
흘린다
그러나 벌건 대낮에도 바늘 꿰려면
빳빳하던 실이 입구에서 구부러져서 
문드러진다
마음은 살아있는 뿌리지만 의욕과 
근력이 가뭄에 시든 호박 덩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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