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2

함박눈

인보 2012. 12. 8. 12:43

 

 


 

 

함박눈 호 당 2012.12.7 가까스로 버스에 올랐다 흠뻑 맞은 눈이 후끈한 인정에 스르르 녹아버렸다 어려운 일이 저만큼 쉽게 풀린다면 좋겠지 버스 승객은 바깥만 바라보며 입은 굳게 다물었다 저마다 생각을 그리는 중일 것이다 조심스럽게 핸들을 조작하는 기사는 색깔 없는 무지개를 그렸다 지웠다 한다 그래도 엉금엉금 최상의 안전이야 상대편 라이트가 기사에 주의를 당부한다 우비를 준비 못 한 게 후회된다 하차했다 금방 하얗게 뒤집어써야 했다 써야 할 만큼 내 검은 점 씻을 수 있다면 더 씌워라 하늘이 내려준 회계할 묘약이다 지상은 하얗고 허공은 회초리로 채근한다 달게 받은 채찍을 현관문 앞에서 훌훌 털어낸다 마지막 머리에는 하얀 눈발이 뇌리를 더 채근했다 회계할 묘약의 효험은 곧 발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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