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실버들의 일자리

인보 2013. 1. 13. 15:02


 

 
실버들의 일자리  호 당  2013.1.13
말하기 좋아 실버 Silver라 하지만 벌써 
노을인걸
노을 중에도 물감만 쥐여주면 아름답게
채색할 수 있는 이 수두룩 해요
저요, 저요, 멋지게 채색할 수 있거든요
허리가 빳빳해, 눈이 총총해, 굳센 
팔다리인데 삽을 주면 흙더미 파헤치고 
낫을 주면 거뜬히 풀 한 짐 베고 붓을 
주면 멋들어진 글씨에 한국화 한 폭 
거뜬히 그려 내요
낯바닥 새파란 것들이 보고 채색쯤이야 
누워있기보다 더 쉬운 걸 뭐 
그것을 움켜쥐려 몰려와요
너희 눈에는 빗방울 한 점 옷깃에 묻은 
것밖에 안 되지
너희는 당당하게 팔다리 어깨에 짊어질 
동량재요 
곧 서광이 반짝 빛날 올 거라고 믿는다
알아, 실버들은 변방에 물러있기 싫어 
벌통에 들어가 꿀벌이 되고 싶거든
열심히 꽃 찾아 날고 싶어
멋지게 채색해서 도움 주는 손발이 되고
싶으니까
밤하늘에 반짝이는 실버가 되고 싶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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