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유혹

인보 2013. 1. 15. 12:25

유혹 호 당 2013.1.15 틀림없이 암수의 꽃뱀이 꼬리를 휘감고 노닐고 있었을 것이다 급히 굴 밖으로 얼굴 내민 몰골이 아직 흥분에서 꼬리를 접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사향에 무늬도 아름다워 단번에 끌려갔다 그러나 과감히 다가갈 수 없어 잔상으로만 남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꽃뱀 혀의 놀림에 당혹했다 이상한 마력이 그의 엔돌핀에서 나의 뱀 꼬리를 잡아 보려는 충동에 한동안 출렁거렸다고 혀는 날름거렸다 무늬도 향기도 없는 밋밋한 뱀이 감히 아리따운 사향 풍기는 꽃뱀을 맘 품는 것은 멧새가 황새 잡을 짓이다 뿌연 허물만 벗고 사라진 꽃뱀의 허물을 만지니 바삭바삭 마른 이파리처럼 부서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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