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에 누워서
호 당 2013.1.22
딱히 정해 놓은 일 없어
그늘에 편히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만강이 스치는데
찌릉
핸드폰 메시지 소리에 열어본다
언 듯 지나가는 분홍빛 한 줄기에
야릇한 흥분으로 벌떡 일어났다
꽃길로 달려야지
풀잎 뒤에서 명랑한 풀 울음이
내가 그리는 그녀의 메시지인 듯하다
풀잎을 뒤지어 귀에 대어보니
명랑한 소리는 멀리서 들리더니
곧 사라지고 말았다
사리진 그 목소리에 멍하니 있는 동안
그늘은 저만큼 멀리 가고
내 자리를 밀쳐낸 햇볕이
차지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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