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의 습성
호 당 2013.2.24
둘이 자고 일어나면 털의 성전이다
너는 밍크 털
나는 오리털
둘은 꼬불꼬불한 검은 털
보온과 희열의 뒤풀이에 희생한 것
굳이 내력을 따질 것 못되지만
안전과 보온이 전재였지만
후자는 생의 창조다
꼬불꼬불하든 폭신하든
아름다운 것이다
경멸하거나 죄의식은 온당치 않다
태초의 인간은 성스러운 성전을
보호하는 꼬불꼬불한 병정을
자기 방어를 위한 포근한 병정을
두었음을 기억하면 음모든 오리털
밍크 털이든 양지와 습지로
구별 두려 들지 말라
희열의 파동과 고난의 굴곡이
생의 창조와 생의 내력이
고스란히 지닌 털에
경시하려 들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