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람
호 당 2013.2.23
쏴아
감자기 회오리바람
낭떠러지에서 모래가
아래로 쫓겨난다
조용히 잠자던 나무들
화들짝
일제히 일어나 눈망울 휘둥거려
몸을 가누지 못한다
제 몸 요동쳐 봤지
벗어날 수 없는 나무들
죄 없는 낙엽이 휘날리다가
처박힌다
나는 너와의 등을 돌리고
미끄러지듯 하다가
큰 소나무에 의지한다
한바탕 심술부린 바람 때문에
한순간 수라장이 되었다
놀란 새 꿩들이 일제히
한바탕 울부짖고 날아간다
산 것은 평화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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