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네게로 가는 길

인보 2013. 2. 23. 19:26


네게로 가는 길
호 당  2013, 2, 23
네게로 막 달려가고 싶어도 
무수한 가시덤불이 얽혀 
마음만 훌쩍 날려 보낸다
그쪽에서 막 라일락 향기를 
피울 것인데 
먼 곳에서 상상의 나래만 
퍼덕여 본다
밤중 도둑고양이 살금살금 걷듯
너의 깊은 우물에 두레박 
내려뜨리면 가득 사랑의 
단물 담아 올려줄까
막힌 장벽에 낭떠러지 
다가갈 수 없는 노쇠한 팔다리
밤마다 푸른 입김을 날리고
네게로 머리 돌려놓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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