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새끼의 날기 연습 2013.10.15
사뿐히 상공으로 이륙했다가
사르르 착륙하는 것은 비행의 기본이고
공중을 주무를 줄 안다는 것이다
어미 새의 보호에 내 깃털은
솜털을 송송 달고 아직 힘줄에 끈기가
흐르지 않는다
언제나 어미 곁에만 있을 건가
내 삶의 동력을 찾아야지
퍼드덕 헛발질해버리고 금방 고꾸라진다
활주로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
어미의 응원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하늘에 발 디딘다는 것은 내 의지보다 공포다
험악한 회오리 바람을 가르고 나아가야 한다
가자 점점 고도를 높여야지
작은 나무에 오르고 사방을 관망하고
더 높은 나무에 턱걸이하고
높은 미루나무 머리를 점령했다
내 포부에 간덩이가 붓기 시작했다
창공은 내 욕망을 맘껏 펼치는 활주로요
지면은 내 생명의 활력을 꽃피울 착지점
날개 조작은 내 생명을 유지하는 원동력
창해를 노 저어 시원히 비행 후 사뿐히 착지했어
나도 한 개체로 살 수 있어
날 수 있다는 것은 지상이든 공중이든
내 삶을 주무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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