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발광체호 당 2013.11.13
생의 끝자락에서도 흡인력을 떨치는
광채 光彩가 있을까
강력한 자력이 묵은 세월에 녹슬고
검버섯에 녹아내린 쇠막대에
아직 속성이 발동하고 있다는 걸까
희미한 불빛
그것도 깜박거리는데 불나방이
날아온다면 즐거운 비명이라도
울려야 할까
가슴 울렁거리게 하는 비법도 없는
무뚝뚝한 나무에
암매미가 날아와 가슴 졸여대며
날갯짓하는데 넓은 이파리로
휘감아 어루만져 주기나 하나
멀뚱멀뚱 눈망울 굴리기만 하고 있지
수놈 방아깨비는 잘도 다스리는데
민숭민숭한 나무의 마음을 끌어내려는
방아깨비에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어
안타까워
눈망울에 검은 망이 가리면 가슴 졸여
모두 환하게 보이겠지
시간은 변수를 몰고 와 고요히 잠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