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3

바람이 치솟아 분다

인보 2013. 11. 20. 11:12

 

      바람이 치솟아 분다 호 당 2013.11.19 연달아 재채기했다 내 기진이 그물망을 뚫어 안개에 실려 밖으로 분산했다 줄줄이 뻗어낸 더러운 욕망이 가슴을 졸이고 몸이 오싹 거린다 한 움큼 쥔 허세를 공중으로 날려버린다 내 재채기는 아직 멈추지 않았다 내 진을 모두 빼내어 공중으로 흩뿌리는 것 같다 치솟기만 하는 것들 내릴 줄 모르는 식료품 나는 그것에 짓눌려 찌들기만 하고 출구만 더 늘어나는 우리 집 부엌 같다 바람은 하늘을 치솟아 내 욕망까지 흩날려버릴까 두렵다 바람이 치솟아 불어 비례해서 내 살림도 삶의 질도 치솟아야 하는 데 그게 마음대로 된다면 희망 사항일 뿐 바람이 치솟아 불지만 평온해지면 내 삶도 평온을 찾을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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