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호 당 2013.11.16
햇살 등지고 기계 소리 들리는 곳에
활자를 더듬거나 머리가 빠개지게
일하는 문짝 틀은 꼭꼭 닫혀있다
뭐 문고리 당겨봐야 거절
부모님 호주머니로
벌려 놓은 휴대폰 가게
반값 똥값 외치는 소리는
한 집 건너 다닥다닥 들리고
애타게 두들겨봐야 시큰둥
알만한 이의 손아귀에 휴대폰이
찰싹 붙어 떠나지 않으니
강제로 밀쳐내고 할 수 없는 일
새 화면으로 바뀌라지만
파리 날리고 휴대폰은 졸고 있고
젊은이의 가슴에 서리만 내려
푸른 싹이 얼어 그를 녹일
훈훈한 망치 소리는 어디 있을까
다닥다닥 붙은 휴대폰이 시집 장가들기
무작정 기다리다가 지친다
월세 독촉이 빗발치고 빈 호주머니엔
애간장만 불룩하다
섰다가 쓰러지고 자립이 힘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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