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14

툭 떨어졌다

인보 2014. 10. 10. 23:38

 

툭 떨어졌다 호 당 2014.10.10. 단잠을 깬 유리창이 열자마자 툭 떨어졌다 떨어진 것은 낙방이다 , 사자의 훼방이다 산산이 깨진 유리조각이 내 맘을 깨 흩어졌다 바라 본 안 비둘기는 부리를 쪼아대며 낙엽을 주어 붙이려 파닥거렸다 둥근 시간을 돌던 마음이 갑자기 끈이 끊기자 앞을 이을 시간에 대해 검은 먹칠로 예감했다 비둘기 끼리 내통할 끈이 꼬불꼬불하더니 뒤틀리기 시작했다 비둘기 집에 찬이슬이 폭삭 내려앉아 한기를 느꼈다 툭 떨어진 것에 대한 파동은 가슴을 싸늘하게 했다 한기를 피하려 골목길을 나섰다 나는 그 길이 출렁거릴까 봐 조심조심 발을 옮겼다 다가 온 시간은 그대로 포근했을 뿐 억측은 빗나갔다 되돌아갈 시간만 궁리했다 비둘기 허파꽈리에 단물로 채워야겠다 그래야 툭 떨어져 박살 난 유리조각의 파동으로 끊어져 버린 곡선이 배배꼬인 것을 풀어 직선으로 바로 놓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벨이 깨끗이 땜질했다 툭 떨어져도 탈 없이 하루가 이어졌다 포근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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