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과의례 끝내면 매인 몸
호 당 2015.2.6
긴 드레스가 바닥을 쓸고 지나간다
풍채 좋은 청년이 위풍당당 걷는다
연애는 종지부 찍고 선포하려 한다
맞절하고 서로 반지 끼우고
다음은 기억 안 나
주례사는 귀 언저리에서
지루한 시간 깔고
만세삼창은 왜 부르는지
시키는 데로
여왕처럼 대접하겠다는 약속이
너무 앞질렀나
연애 때 했지만
머리 숙일 준비부터 했던가
양가 가교가 든든해도
금슬에 금가면 헛일인 걸
호적에 올리고 나면 매인 몸
하객 앞서 통과의례는 끝냈어
오늘 밤 테이프 끊는 하이라이트
잘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