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 호당 2020.2.1
너무 혹독한 꾸지람이다
감수해야 하는 나의 고통
새파란 발자국이 빠르고 보폭이 넓다
이 나이에 따라가려 아니 앞지르려 했다
자신을 알아 라는 매질을 독려로 받았다
가난은 방구들을 싸늘하게 했다
내 체온을 모아 맞서 책장을 넘겼다
방안 물이 얼려도 내 맘은 얼리지 않아
내 혼을 열탕 속으로 잠기려는 상상으로
이겨냈다
뼛속까지 사무쳐 허물어질 듯한 뼈마디
이러다 모래알처럼 흐트러질까 두려워했다
차디찬 시련의 모퉁이를 돌면
대평원이 전개한다는 확신
젊은 보폭과 포개는 것 아니라
포갠 여분이 나의 웃음 한 움큼 될 것
혹한의 눈알이 선한 입김에는 오래
버틸 수 없지
더운 입술이 지긋이 내게 지문을 찍어준다
고목에서 새잎이 피어난다
움츠렸던 산대 잎이 사락사락
날카로운 이파리
빳빳이 치켜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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