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꿈꾼다. 호당 2020.1.31
지구 끝 저쪽엔 총구를 겨눈
누군가 있을 것을 믿는다
지구 끝이든 누구든 보이지 않아 좋다
내 숨을 겨누고 언젠가는 방아쇠를 당길지
숨 쉰다는 것만 확실하다
밤에 잠겼다가 아침 해를 맞았다는
숨보다 간밤 꿈을 새긴다
나목은 추위를 견디며 봄을 꿈꾼다
기다려도 오고 기다리지 않아도 오는 봄
얼마나 행운의 꿈인가
꿈속의 꿈은 은유의 문장에 나래 달아 날려 보낼
칼바람이던 얼음 속이든 속을 휘저어
퍼덕이고 싶은 봉황의 나래 같은
허연 갈대는 할 일 없음의 몸짓으로
흔들흔들
나는 할 일 있음의 몸짓으로 꼿꼿하다
지구의 끝이 보이지 않아
숨이 맑다는 자신을 오만이 아니다
꽃눈 틔워 낱말카드 달아주고
봉황 나래 퍼덕이게 할
내일을 꿈이 할 일 있음이라 우겨본다
책갈피를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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